2023바다미술제 《깜빡이는 해안, 상상하는 바다(Flickering Shores,
Sea Imaginaries)》는 바다와 우리의 관계를 재고하게 하고,
해안의 아름다움과 취약성을 동시에 언급하며, 바다와 해양 환경에
관여하기 위한 대안적인 틀과 비전을 모색합니다.
바다는 우리의 삶과 자본주의 사회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으며, 생존에 필수적인
원천일 뿐만 아니라 식량, 의약품, 에너지, 광물, 무역, 여행 등을 위해 이용하는
거대 산업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대규모 크루즈 관광, 해운, 남획부터 핵실험, 오염,
심해 채굴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활동이 증가하면서 바다에 해를 끼쳐 해양
생태계와 서식지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깜빡이는 해안, 상상하는 바다》는 해안에서 바라본 바다를 상품 이동에 쓰이는
분절되고 추상적인 표면으로 보는 대신 우리가 이 수역의 일부임을 상기시켜 줍니다.
올해 바다미술제는 바다 및 해양 생태와 맺는 새로운 관계를 탐색하고, 저항과 복원을
요청하는 차원에서 협력과 공동의 비전, 시너지 창출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칼립소36°21은 2018년 라바트에서 조에 르 브와이예, 쥐스틴 다캉, 마농 바셰리에, 사나 자구드가 설립한 여성 주도의 프랑스계 모로코 예술가 집단이다. 이 콜렉티브의 이름은 지중해에서 가장 깊은 지점이자 그리스 해구에 자리한 ‘칼립소 딥’의 좌표 36°34′N 21°8′E에서 따온 것이다. 현재 사나 자구드와 쥐스틴 다캉이 이끄는 이 콜렉티브는 참여적, 실험적, 학제적이자 큐레토리얼 맥락의 접근 방식을 발전시켜왔다. 칼립소36°21가 상상하고 창작한 순회 연구 프로그램 <아웃.오브.더.블루.>는 지중해 연안 지역의 바다와 육지에 관한 이해를 돕는 지식 생산 과정을 살펴본다.
더보기
실험실 C는 '식물', '지역', '예술'을 주요 키워드 삼아 작업한다. 박미라(숲 큐레이터)와 창파(아트 디렉터)가 협업하는 실험실 C는 부산의 산과 바다를 한 조각씩 오랜 시간 공들여 바라보고 장소에서의 경험을 연구한다. 그들은 경험을 기획하여 《소요의 시간》, 《부유의 시간》, 《1제곱미터의 우주》 등 큐레토리얼 프로그램을 선보여 왔다.
더보기
왕덕경은 미세한 것들을 눈여겨보며, 무신경한 것들을 포착한다. 특히 사회에서 주변으로 밀려나 있는 것, 눈에 보이지 않고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들의 이면들을 다양한 재료와 매체를 사용하여 드러내고자 한다. 최근 몇 년간 작가는 ‘여성’의 이야기를 마주하고, 한 개인의 내부와 외부 균열의 틈을 봉합하는 언어의 형태를 고민하며 ‘말 걸기’, ‘담기’를 시도 중이다.
더보기
호주 시드니에 거주하는 메릴린 페어스카이는 최근 비디오와 사진 작업을 통해 실생활에서 일어나는 강력한 사건이 인간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하고 있다. 현재 기술, 원자력 풍경, 커뮤니티 간의 관계를 탐구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이를 위해 카자흐스탄의 폴리곤, 영국의 셀라필드, 체르노빌 및 기타 주요 원자력 발전소 현장을 방문했다. 그의 작품은 뉴욕 현대미술관, 런던 테이트 모던, 암스테르담 시립 미술관, 시드니 현대미술관, 뉴사우스웨일스 주립미술관 등에서 열린 180회 이상의 전시회와 페스티벌에 소개되었다.
더보기
심해는 무엇을 느낄까? 우리가 해저를 착취하고 광물을 캐느라 바쁠 때 해양 생물체에 가해지는 생태계적 결과와 영향은 무엇일까? 우린 심해 채굴이 필요할까?
해저를 탐사하고 착취하려는 시도는 무한한 듯 보였던 해저 지평이 이제는 영토라는 공간으로 구획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출품작 〈공동의 유산〉은 산업화와 영토 분쟁의 반향이 우리가 자연과 관계 맺는 방식에 있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폭로하며 심해 희토류 채굴을 향한 움직임에 즉각 대응한다.
탐사와 착취의 연관성을 조사하고 우리가 가지는 환상을 조명하며 이 작품은 낭만적으로 묘사된 해저 탐사의 단계들이 실은 지정학적 영토 점령과 광물 자원 채굴이 얽혀 정복의 경계선에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1967년, UN 주재 몰타 대사 아르비드 파르도는 10년 후 국제 콘퍼런스와 논의를 거쳐 해양법협약을 내놓은 인류 공동 유산 원칙의 시초가 된 연설을 발표했다. 그는 더 이상의 해양 오염을 막아 해양 자원을 보호하고 평화를 유지할 국제 규정을 발의하며 해저가 인류 공동 유산의 한 부분을 형성함을 제의하였다. 영상 도입부에서 공상과학 소설가 귀네스 존스가 낭독하는 이 연설문은 우리를 도발케 한다. 디스토피아적 공상과학 주제는 광활하고 장엄한 지형의 통치와 영토 분계를 두고 분쟁과 모순, 갈등을 드러내는 기자 회견과 인터뷰 연설을 포함해 심해 탐사 기록 영상과 조화를 이루는 구성으로 우리의 현 상태와, 어떻게 미지의 경계로 나아가야 할지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
〈공동의 유산〉은 저우드 자선 재단, 셰필드 대학교, 오픈 유니버시티, 그랜섬 서스테이너블 퓨처 앤드 애쉬든 트러스트가 자금을 지원하는 ‘문화와 기후 변화: 미래 시나리오’ 레지던시 기간 동안 구상되었으며 저우드 자선 재단의 자금을 지원받아 제작되었다.
크레딧
제작: 엘레나 힐
편집: 서지오 베가 보레고
사운드 & 음악: 니콜라스 베커, 루씨 레일톤, 스테판 스미스
더보기
출품작 〈온전해지는 방법〉은 포괄적 개념으로 눈물, 땀, 소변을 포함한 인체 분비물이 수생 유기체의 안녕에 어떻게 기여할지 고찰한다.
작가의 대표 작품 〈바다가 되는 법〉에서 작가는 작은 해양생태계에 영양을 공급하기 위해 인간의 눈물을 모아 화학 성분을 분석하였다면,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출품작은 그 연장선상으로 일련의 질문을 던진다. 해양 생태계를 위한 가장 풍부한 영양분이 되려면 우리는 몸을 어떻게 돌봐야 할까? 인체에서 이런 영양분을 채취하기 위해서는 어떤 도구가 필요할까? 채취한 성분의 적합성은 어떻게 테스트할까? 이런 과정과, 인체와 해양을 연결 짓는 미학은 무엇일까?
지금까지 지속해 온 작가의 연구는 기록과 실험 도구를 통해 이번 바다미술제에서 전시된다. 작가의 인체에서 추출된 분비물의 화학 구성분 기록과 식단(자원으로 변화하는 과정의 기록), 인체 분비물에서 영양분을 채취하기 위해 사용했던 도구 스케치 연작(영양분 채취용 도구), 실험 맞춤으로 발명된 기구들이 선보여진다.
무엇보다 이번 출품작은 특별히 제작된 서너 개의 유리병이 설치의 중심이다. 연결된 이 유리병에 담긴 다양한 신체 분비물은 바닷물과 섞여, 선별된 수생 식물이 성장하고 발달하도록 영향을 준다. 작품은 인간과 인간이 아닌 생명체의 안녕과 생존이 밀접함을 시사하고, 우리는 분리된 개체가 아닌, 두 자연과 해양을 이루는 부분임을 상기시킨다.
해양 생태계에 영양분을 제공하기 위해 당신은 어떤 준비를 할 수 있는가?
더보기
맹그로브 숲은 육지와 바다를 연결하는 필수적 생태계이다. 전 세계 열대 및 아열대 지역에서 발견되는 맹그로브는 어린 해양 생명체에게 서식지와 먹이를 제공하고, 홍수를 막는 장벽으로 기능할 뿐 아니라 기후 변화를 완화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작가 레나타 파도반의 맹그로브 숲에 관한 관심은 생태계를 등한시하고 착취함으로써 발생하는 생태적, 사회문화적 문제를 연구하며 시작되었다. 하나의 생물군계로서 맹그로브는 아주 중요하다. 맹그로브는 해양과 육상 환경 간의 접점으로 해안 연안에서 자라며, 다양한 물고기와 새우, 게, 조개의 번식지이자 다수한 새들의 둥지이며 땅과 물에서 사는 무수한 생명체의 터전이다.
그뿐만 아니라 맹그로브 숲과 늪지는 굉장히 효과적인 탄소 흡수원이다. 맹그로브는 침식과 쓰나미로부터 해안 지역을 보호한다. 늪은 하구로 흘러 들어가는 살충제와 채굴 활동에서 발생하는 중금속 같은 오염 물질을 흡수한다. 그러나 오늘날 맹그로브는 해안개발과 벌목, 새우 양식으로 가장 큰 위험에 처한 서식지 중 하나이다.
맹그로브 숲으로 들어가면 압도되지 않을 수 없다. 숲의 소리와 얽히고설킨 뿌리의 멋들어진 형태, 서로 감싸 안은 듯한 몸통의 형상, 우거진 나뭇잎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까지, 실로 마법과도 같은 경험이다. 태고의 모습을 간직한 브라질 북부 맹그로브 숲에 푹 빠진 작가는 브라질과 세계 각지에서 파괴되는 맹그로브를 마음에 두고, 이 작품이 우리가 간과해 온 맹그로브 생태계에 관심을 기울일, 숲의 중요성과 보존의 시급성을 일깨울 계기가 되길 바란다.
작가의 단편 영상, 〈트랜지션 존〉에서 맹그로브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볼 수 있습니다.
https://vimeo.com/843273956
더보기
세계화된 국제 수역과 관련된 규율은 누가 제정하고 통제하며, 그것이 선원과 노동조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
2016년 레베카 모스는 밴쿠버 액세스 갤러리가 운영하는 작가 레지던시 프로그램 ‘바다에서의 23일’에 선정되었다. 작가는 제네바 한진 컨테이너선을 타고 이동하면서 태평양을 횡단해 23일 후에 상하이에 도착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레지던시가 시작되고 일주일 만에 파산을 선언한 한진해운이 부두 입항료를 낼 여력이 없게 되자, 선상의 승객과 화물은 바다에서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에 부닥쳤다. 전 세계 항구들은 파산한 해운 회사가 항구 이용과 서비스 비용을 지급할 수 없게 될 것을 우려하여 선박이 정박하는 것을 막았다.
선상의 유일한 예술가였던 모스와 두 명의 승객, 선원들은 일본 연안에서 13km 떨어진 국제수역에 닻을 내리고 추가 지시가 나올 때까지 두 주 넘게 기다렸다.
전자 및 전기 기기 외 가전제품에서 과일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소비하는 물건 대부분을 포함한 전 세계 제품의 90% 이상을 수송하는 해상 운송은 여전히 국제 무역과 세계 경제의 중추이다. 〈국제 수역〉은 배가 정박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제작된 영상 작품으로 대부분 알려지지 않았지만, 글로벌 해운 산업계에서 흔했던 일을 폭로한다. 또한, 해운 선상 노동자들의 가혹하고 부당한 노동 환경을 상기시켜 준다. 제네바 한진뿐 아니라, 한진의 수백 척의 다른 선박들도 선원과 화물이 한동안 바다에 좌초된 채로 방치되었다.
작가는 작품으로 당시 인터뷰와 뉴스를 포함한 선상의 사람들과 닻에 매인 배의 관점에서 파산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동시에 어디에나 존재하는 글로벌 해운산업을 조명하며 혹독하고 부당한 선원 근로 환경을 상기시킨다.
더보기
기후 변화는 시공간에 따라 아득하고 멀게만 느껴진다. 그러나 이미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출품작 <이것은 좋은 사인이 아니다>는 증강현실(AR)을 이용한 시 프로젝트이자 장소 특정적 설치작품이다. 이 작품은 해수욕장을 따라 설치된 실물 사인과 웹을 기반으로 한 증강현실로 구성된다. QR 코드를 통해 접속할 수 있는 증강현실에서는 과거와 현재의 기후 환경에 관한 질문을 담은 AR 사인이 관람객 주위에 나타난다. ‘하늘이 어떻게 이렇게 푸른가?’, ‘항상 이렇게 비가 왔던가?’와 같은 사인들은 이미 우리 주위에서 벌어지고 있는 크고 작은 기후 변화에 관한 관심을 촉구하며 유쾌한 반응을 유도한다.
이 작품은 2021년 런던에서 열렸던 실험적 게임 페스티벌인 Now Play This에 처음 출품된 이후, 런던 빅토리아 알버트 미술관에서 전시된 Digital Design Weekend와 베를린에서 개최된 Everything Will be Fine 전시 주제에 맞춰 ‘Time rivers under us. 시간은 우리 밑으로 강물처럼 흐른다.’, ‘It’s fine. 괜찮아요.’ 등 새로운 사인이 추가되었다.
이번 바다미술제를 위해 카펜터와 키하라 작가는 일광해수욕장 환경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다섯 개의 한글과 영어 사인을 제작했다. 이 다섯 개의 사인이 모여 다음과 같은 하나의 시가 된다.
바다가 이르게 일어난다.
공기가 내려앉는다 무겁게.
여기 바람이 산다.
급격한 땅의 변화.
우리의 꿈에 짠 기가 밴다.
이 작품은 일광 해수욕장에서 직접 경험하거나, 증강현실(AR) 앱(https://not-a-good-sign.com/)을 통해 어디서나 경험할 수 있습니다.
더보기 포레스트 커리큘럼은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를 잇는 삼림지대 조미아의 자연문화를 통한 인류세 비평을 주로 연구합니다. 작품 유랑하는 베스티아리는 이 연구의 일환으로, 비인간적 존재들이 근대 국민국가에 내재된 계급적이고 세습적인 폭력과 그에 따른 잔재들에 어떻게 대항해왔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좌중을 압도하는 듯한 거대한 깃발들은 위태롭고도 불안하게 스스로를 지탱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깃발에는 벤조인이나 아편부터 동아시아 신화에 등장하는 동물들까지 비인간 존재들을 상징하는 대상들이 그려져 있습니다. 각 깃발들은 비인간적 존재들의 대표자로서 모두가 한데 결합되어 아상블라주 그 자체를 표상합니다. 또한 깃발들과 함께 설치된 사운드 작품은 방콕과 파주에서 채집된 고음역대의 풀벌레 소리, 인도네시아의 경주용 비둘기들의 소리, 지방정부 선거를 앞두고 재정 부패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쓰이는 불필요한 공사에서 발생하는 소음, 그리고 위의 소리들을 찾아가는데 사용된 질문들과 조건들을 읽어 내려가는 내레이션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