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바다미술제 《깜빡이는 해안, 상상하는 바다(Flickering Shores,
Sea Imaginaries)》는 바다와 우리의 관계를 재고하게 하고,
해안의 아름다움과 취약성을 동시에 언급하며, 바다와 해양 환경에
관여하기 위한 대안적인 틀과 비전을 모색합니다.
바다는 우리의 삶과 자본주의 사회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으며, 생존에 필수적인
원천일 뿐만 아니라 식량, 의약품, 에너지, 광물, 무역, 여행 등을 위해 이용하는
거대 산업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대규모 크루즈 관광, 해운, 남획부터 핵실험, 오염,
심해 채굴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활동이 증가하면서 바다에 해를 끼쳐 해양
생태계와 서식지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깜빡이는 해안, 상상하는 바다》는 해안에서 바라본 바다를 상품 이동에 쓰이는
분절되고 추상적인 표면으로 보는 대신 우리가 이 수역의 일부임을 상기시켜 줍니다.
올해 바다미술제는 바다 및 해양 생태와 맺는 새로운 관계를 탐색하고, 저항과 복원을
요청하는 차원에서 협력과 공동의 비전, 시너지 창출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아티스트 겸 연구자 로베르티나 세브야닉은 수중 환경의 생화학적, (지리) 정치적, 문화적 현실과 인류가 다른 유기체들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하는 작품을 국제적인 전시에 선보였다. 그녀의 프로젝트는 타자를 인식하려는 목적으로, 공감 방법의 개발을 말하고 있다. 작가는 인류세와 그 이론적 틀을 분석하면서 “아쿠아토센”와 “아쿠아포밍”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수생 환경에 대한 인간의 영향을 언급한다. 그녀의 작품은 프리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스타츠 프라이즈, 폴링 월즈, 리:휴머니즘에서 수상하고 수상 후보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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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퀴드 타임(제이콥 볼튼 & 미리암 마티센)은 해운, 금융, 해양 세계의 일시성과 관련하여 작업하는 리서치 듀오로 2023년에 결성되었다. 제이콥 볼튼은 공급망 횡포와 자원 투쟁에 주목하는 건축 연구자이다. 미리암 마티센은 주요 물류와 도시 정치 생태학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한다. 또한 이들은 엘리자 에이더와 함께 선주들과 해운 업계 전반에서 조직적으로 선원을 유기하는 행위를 추적하는 온라인 (카운터) 매핑 프로젝트 Abandoned Seafarer Map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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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립소36°21은 2018년 라바트에서 조에 르 브와이예, 쥐스틴 다캉, 마농 바셰리에, 사나 자구드가 설립한 여성 주도의 프랑스계 모로코 예술가 집단이다. 이 콜렉티브의 이름은 지중해에서 가장 깊은 지점이자 그리스 해구에 자리한 ‘칼립소 딥’의 좌표 36°34′N 21°8′E에서 따온 것이다. 현재 사나 자구드와 쥐스틴 다캉이 이끄는 이 콜렉티브는 참여적, 실험적, 학제적이자 큐레토리얼 맥락의 접근 방식을 발전시켜왔다. 칼립소36°21가 상상하고 창작한 순회 연구 프로그램 <아웃.오브.더.블루.>는 지중해 연안 지역의 바다와 육지에 관한 이해를 돕는 지식 생산 과정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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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 바유아지는 1975년 인도네시아에서 태어나 2005년에 캐나다로 이주했다. 몬트리올과 발리를 오가며 활동하는 작가는 세계 각지에서 발견한 사물과 기성품을 결합함으로써 여러 문화의 메커니즘을 경험하게 하는 설치 미술로 알려졌다. 그는 대부분 작품의 소재와 주제로 세계 곳곳에서 찾거나 유래된 사물을 지속하여 사용해 왔다. 바유아지는 사물과 장소, 그리고 그것들의 사회에서의 역할을 통해 일상에서 지나쳐지는 예술적 가치를 주로 보여주고자 작업하며 일상의 면모를 표현하는 데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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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진 카이센, <바다의 이야기>, 2013, 단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2분 15초.
작품 <바다의 이야기>에서 작가 제인 진 카이센은 어머니와 할머니가 해녀로 생계를 이어가던 제주도의 현무암 해안을 따라 걷고 있다. 그는 물질할 때 사용했던 버려진 물건들과 할아버지가 제주해녀항일독립운동기념사업회장을 역임하며 쓴 <제주해녀항일투쟁실록>을 들고 있다. 책은 1995년 제1회 제주해녀항일투쟁기념식을 계기로 출간되었는데, 이 항일 투쟁은1931~1932년 제주 해녀들이 일본 식민 세력에 대항하는 행진을 시작하며 거세게 일어난 운동으로, 80여 년이 지난 지금 작가가 걷고 있는 바로 그 해안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영상에서는 작가의 할아버지가 집필한 책의 첫 페이지에 수록된 악보 <해녀의 노래>가 불려진다. 그 노래는 항일운동의 지도자였던 강관순이 옥살이 중 개사한 가사를 일본 곡조에 얹어 만든 노래로 당시 금지곡으로 지정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해녀들에게 불려졌던 이 노래는 제주 해녀 문화의 성별 범위, 가혹하고 위험한 직업적 소명, 생존을 위해 바다에 의존하는 해녀의 삶을 증명한다.
책과 잠수 도구를 세심하게 다루는 일은 역사를 보존하고 시간의 격차를 해소하며 세대를 넘어 지식을 전달하려는 시도를 암시하지만, 영상은 작가가 바다에 도달하기 전에 끝난다. 불안정하고 어색한 동작으로 걷고 환경에 맞지 않는 옷과 장화를 신은 모습에서 노래 가사와는 대조적으로 불연속성과 균열이 느껴진다. 최근 수십 년 동안 현대화, 사회 변화, 산업적 양식, 해양 환경 파괴 등으로 해녀의 물질 문화는 급격히 감소했다. 이에 따라 바다와 물질에 대한 지식, 제주의 모계 중심적 우주관, 바다와 연결된 무속적 정신문화가 더 이상 어머니로부터 딸에게 원활하게 전승되지 못하고 있다.
질 오브리, <대서양의 해조들>, 2022, 단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31분 43초.
생물학자 유네스 분디르와 함께 촬영한 작가 질 오브리 작품 <대서양의 해조들(Atlantic Ragagar)>는 모로코 대서양 연안의 해조류와 오염에 관한 실험 영화이다. 물이 맑은 시디 부지드 해변에는 수십 종의 해초가 서식하고 있다. 이보다 더 남쪽의 사피에서는 인산염 공장으로 인한 오염으로 해양 생물 다양성이 재해를 입고 있다. 이 영화는 해안 생물에 귀를 기울이고 관객을 생태적 변화의 과정으로 초대하는 시도이다. 오염은 풍경 속에 숨겨져 있는 경우가 많더라도, 이마네 주바이가 연기하는 주인공의 목소리와 몸짓을 통해 독성의 영향을 표현한다. 그녀가 콧노래를 부르고, 노래하고, 숨을 쉬고, 조용히 조류와 교감하는 동안 새로운 대상 ‘마오우즈’가 순차적으로 등장하는데, 생물의 신체적인 경계를 초월하고 종을 넘나드는 열린 사고가 가능한 수역을 가리킨다.
칼립소 36°21 & 데리야 아카이낙, <무제>, 2021, 단채널 비디오, 텍스트, 사운드, 9분 4초. 2023바다미술제 지원작.
사운드 작품 <무제>(칼립소 36°21 이 지은 제목)는 해양학자 데리야 아카이낙이 자신이 발견한 과학적 알고리즘 '시스루(Sea-Thru)'를 많은 관객에게 설명하기 위해 만든 작품이다. 데리야는 '객관적'이고 있는 그대로의 과학적 방식으로 '시스루’를 묘사하고 설명하는 대신, 어머니의 죽음, 자신과 바다의 관계, 그리고 이러한 요소들이 어떻게 바다를 위한 큰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되었는지 이야기한다. 데리야는 여성 해양 과학자 인터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된 토론 이후, 2021년 이 작품을 쥐스틴 다캉에게 선물했다. 이들은 모두 직관과 감성으로 자신의 분야에 접근하며, 이러한 방식으로 과학을 실천함으로써 중요한 발견을 하고 바다를 치유하고 돌보는 데 도움을 주었다.
제인 진 카이센은 1980년에 제주도에서 태어나 현재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거주하는 시각예술가이자 필름메이커이며, 덴마크 왕립 미술 아카데미의 미디어 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카이센의 작업은 비디오 설치, 내러티브 실험 영화, 사진 설치, 퍼포먼스, 텍스트 등 다양한 매체를 아우르며 광범위한 학제간 연구와 다양한 커뮤니티 참여를 통해 정보를 얻는다. 다년간 진행된 프로젝트와 협업을 통해 초국적 입양, 한국전쟁과 분단, 제주 4.3 사건, 냉전 유산 등의 주제를 다뤄왔다. 또한 자연과 섬이라는 공간, 우주론, 신화의 페미니즘적 재구성, 의식적이고 영적인 관행에 참여하기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녀의 작품은 표현과 저항, 인식의 수단을 협상하고 중재하여 대안적인 계보와 공동체적 출현의 장소들을 그려낸다.
카이센은 뉴 칼스버그 재단 아티스트 그랜트(2023년)와 덴마크 예술재단의 3년 작업 지원금(2022년)을 받았다. 제58회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김현진이 기획한 <역사는 우리를 망쳐 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전시에 남화연, 정은영 작가와 함께 참여하여 영상 설치 작품 <이별의 공동체>(2019)로 한국을 대표해 전시를 선보였다. 쿤스트할 샤를로텐부르크에서 가진 <이별의 공동체> 전시가 덴마크 국제미술평론가협회(AICA)의 ‘2020 올해의 전시’로 선정되었다. 리버풀, 광주, 안렌, 제주 등지에서 열린 비엔날레에 참여했으며, 최근 이미지 센터에서 (2023), 르 비콜로레에서 (2023), 포토그라피스크 센터에서 (2023), 디트로이트 현대미술관에서 (2021) 등 다수의 개인전을 개최하고 테이트 모던에서 (2023), 하우스 데어 쿨투렌 데어 벨트 (HKW)에서 (2022)를 상영하는 등 작품 상영회를 열었다.
코펜하겐 대학교 예술문화학과에서 예술 연구로 박사 학위를, 캘리포니아 대학교 로스앤젤레스에서 학제간 스튜디오 아트로 미술석사 학위를, 덴마크 왕립미술아카데미에서 미술 이론 및 미디어 아트로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휘트니 미술관 독립연구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질 오브리는 베를린에 거주하는 스위스 예술가이자 음악가, 연구자이다. 그의 작품은 소리와 듣기를 구체화된 기술적, 생태학적 실천으로 탐구한다. 그의 설치, 영화, 퍼포먼스, 라디오 연극은 예술 기관, 영화제, 음악 공연장에서 국제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최근 프로젝트로는 도큐멘타14의 의뢰로 로버트 밀리스와 인도 단체 트래블링 아카이브가 함께 작업한 사운드 작품 <축음기 효과>(2017, 카셀과 아테네), 나탈리 음바 비코로와 함께 튠드 시티스 페스티벌 에서 공연한 <검은 안테나>(2018, 고대 메세네), 1960년의 지진에 관하여 아가디르에서 촬영한 필름 에세이 <살람 고질라>(2019, FID 마르세유), 취리히의 OTO 사운드 뮤지엄이 의뢰한 VACUT (Voices Against Corruption and Ugly Trading) 그룹의 사운드 설치 작품 <더 휘슬>(2022) 등이 있다.
데리야 아카이낙은 터키의 엔지니어이자 해양학자로 수중 영상과 비전에 관한 연구를 주로 하고 있다. 전문적, 기술적, 과학적인 다이빙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베링해에서 남극까지 현장 조사를 수행했다. 아카이낙은 수중 컴퓨터 비전에서 근본적인 문제가 되는 손실된 색상과 대비의 재구성을 해결하여 시스루 알고리즘을 개발한 공로로 2019 블라바트닉 젊은 과학자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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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알을 자세히 관찰해 본 경험이 있는가? 모래알은 세상의 작은 일부분이며, 저마다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는 상상을 해보았는가?
한 알의 모래는 물과 바람, 얼음이 이끄는 대로 긴 여정을 지나왔다. 사람처럼 모래는 한 알 한 알마다 특징이 있고 땅이 가진 고유한 이야기, 더 나아가 역사를 담고 있다. 또한 모래는 우리 삶에서 정말 중요한 물질이다. 모래가 없으면 유리도, 컴퓨터 칩도, 건물도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출품작 〈모래알 속에서 세상을 보다〉는 자연 모래를 녹여 만든 유리에 숨겨진 이야기를 드러내며, 전 세계에서 다양한 이들이 보내준 작은 모래 표본을 통해 지구의 지도를 그려내는 프로젝트다. 덥고 건조한 사막에서 춥고 눈 덮인 산으로부터, 번화한 도시의 고층 빌딩에서 고고학적 유적으로, 보이지 않는 정치적 경계에서 광활하고 탁 트인 풍경으로, 발굴된 금광에서 고대 해저로 혹은 내란의 땅에서 고요한 휴양 섬까지. 지구가 가지고 있는 이러한 지리적 다양성이 드러날 때, 모래의 생태적 중요성뿐만 아니라, 작은 모래알에 강력한 사회적, 정치적 역사 또한 담겨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알 수 있다.
이번 바다미술제를 위해 아틀리에 엔엘은 한국의 역사를 파고든다.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지구의 이야기 속에서 수십 억 년을 거쳐 빚어진 모래는 시간의 흐름을 목도한 고요한 목격자이다. 하지만 풍부해 보이는 모래라는 자원도 이제는 끝을 모르는 수요로 인해 점차 희소해지며 긴박한 글로벌 위기를 맞닥뜨린다.
우리는 매년 전 세계 해변, 강, 바다, 채석장에서 수십억 톤의 모래를 채취하여 인프라와 기술에 활용합니다. 이로 인해 모래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사라지는 천연 자원 중 하나가 되었으며,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모래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와 같은 전 세계적 어려움 속에 한국은 갈림길에 서 있다.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 한국은 원대한 발전 계획과 환경 보호 간에 섬세한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 마천루가 맞닿은 부산의 스카이라인은 모래가 건설에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그렇게 부산을 둘러싼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보전하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모래를 관리하는 것이 도시를 유지하는 데 있어 중요하다는 점을 절실히 깨닫게 해준다. 작은 모래 한 알에 우리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이야기를 담은 이 작품은 우리가 이 세계를 새롭게 바라볼 수 있도록 초대한다.
모래는 다양한 작업을 하는 홍보라 디자이너가 수집하였다. 현재 치앙마이에서 거주하고 있는 그는 열흘간의 국내 여행 기간 해안선을 따라 여러 해변에서 모은 모래로 한국 지도를 시각화하였다. 강과 작은 개울을 따라 탐험하며 예상하지 못했던 아름답고 고요한 장소를 발견하게 되었다. ‘aworldofsand.com’에 참여함으로써 디자이너는 한국의 풍부한 문화유산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비추는 기억과 이야기가 담긴 모래를 발견하게 되었다.
아틀리에 엔엘은 홍보라 디자이너의 매혹적인 여정을 따라 모래가 말하고 있는 각각의 이야기를 역사와 이주, 의미, 생태, 지연, 희소라는 여섯 가지 주제로 나누어 모래의 중요성과 모래가 환기하는 기억에 대한 독특한 관점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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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변화는 시공간에 따라 아득하고 멀게만 느껴진다. 그러나 이미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출품작 <이것은 좋은 사인이 아니다>는 증강현실(AR)을 이용한 시 프로젝트이자 장소 특정적 설치작품이다. 이 작품은 해수욕장을 따라 설치된 실물 사인과 웹을 기반으로 한 증강현실로 구성된다. QR 코드를 통해 접속할 수 있는 증강현실에서는 과거와 현재의 기후 환경에 관한 질문을 담은 AR 사인이 관람객 주위에 나타난다. ‘하늘이 어떻게 이렇게 푸른가?’, ‘항상 이렇게 비가 왔던가?’와 같은 사인들은 이미 우리 주위에서 벌어지고 있는 크고 작은 기후 변화에 관한 관심을 촉구하며 유쾌한 반응을 유도한다.
이 작품은 2021년 런던에서 열렸던 실험적 게임 페스티벌인 Now Play This에 처음 출품된 이후, 런던 빅토리아 알버트 미술관에서 전시된 Digital Design Weekend와 베를린에서 개최된 Everything Will be Fine 전시 주제에 맞춰 ‘Time rivers under us. 시간은 우리 밑으로 강물처럼 흐른다.’, ‘It’s fine. 괜찮아요.’ 등 새로운 사인이 추가되었다.
이번 바다미술제를 위해 카펜터와 키하라 작가는 일광해수욕장 환경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다섯 개의 한글과 영어 사인을 제작했다. 이 다섯 개의 사인이 모여 다음과 같은 하나의 시가 된다.
바다가 이르게 일어난다.
공기가 내려앉는다 무겁게.
여기 바람이 산다.
급격한 땅의 변화.
우리의 꿈에 짠 기가 밴다.
이 작품은 일광 해수욕장에서 직접 경험하거나, 증강현실(AR) 앱(https://not-a-good-sign.com/)을 통해 어디서나 경험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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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만다라: 생태계 순환을 위한 문양〉은 작가 정은혜와 이준의 협업으로 지구의 소리가 만드는 문양에 집중한다.
작품에 사용된 이 플라스틱 조각은 정은혜 작가가 설립한 생태예술 단체 에코오롯 회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이 5년간 제주 함덕 해변에서 함께 수집한 것이다. 이 만다라 문양은 지구 표면과 대기 전리층 사이에서 포착되는 지구의 ‘심장 소리’ 혹은 ‘콧노래’로 불리는 번개가 일으키는 전자기장파의 공명, 슈만 공명을 활용해 만들어진다.
뇌우는 초당 약 50회의 번개 섬광을 생성하고 지구 표면과 전리층 사이에 전자기파를 포획하는데, 이러한 파동 중 일부는 결합하어 평균 7.83 Hz의 극저주파인, 일명 지구의 심장박동이라 불리는 슈만 공명을 만들어 낸다.
몇몇 과학자들은 이러한 공명의 변화가 계절의 변화, 태양의 활동 혹은 지구 자기장의 변화 등 지구와 결부된 현상들과 연관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더 나아가 이러한 지구 진동의 상승은 사람이 더 불안해지는 하나의 요인일 수 있다는 이론도 존재한다. 확실한 과학적 증거는 없지만, 이러한 이론은 우리가 지구의 진동과 뇌파가 겹칠 때 가장 안정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아마도 슈만 공명은 우리와 지구의 밀접한 관계를 상기시켜 주는 하나의 중요한 지표일지도 모른다.
정은혜 작가의 슈만 공명에 관한 관심은 어린 시절부터 조용한 곳에서만 낮게 느껴지는 진동 소리를 탐구하면서 대부분 사람에게는 들리지 않는다는 인식에서 비롯되었다.
작가와 에코오롯 참여자들은 해변에 무릎을 꿇고 손으로 모래를 쓰다듬으며 작은 플라스틱 조각들을 수집한다. 그리고 바닷소리를 들으며 기도와 같은 강렬한 경험으로 작품의 일부가 된다. 엄마의 자궁 안에서 소리가 촉각으로 감각되어 경험되는 듯 〈플라스틱 만다라: 생태계 순환을 위한 문양〉으로 소리는 만져진다.
〈플라스틱 만다라〉는 승려들이 며칠 혹은 몇 주에 걸쳐 아름답고 다채로운 모래 만다라를 완성한 후 다시 흩어버리는 티베트 불교 의식에서 영감을 얻었다. 의식이 끝나면 승려들은 복을 받은, 이제는 복 그 자체가 된 모래를 근처 개울에 부어 우리를 하나로 연결하는 바다를 통해 모든 생명에게 복이 닿게 한다.
이 작품은 플라스틱이 난무하는 현실 앞에서 느끼는 절망감과 바다에서 플라스틱을 거둬들여 바다를 축복하고자 하는 바람을 동시에 표현한다.〈플라스틱 만다라〉는 새롭거나 유용하거나 영원하지 않으며, 해체될 때 비로소 완성된다.
에코오롯 참여자가 〈플라스틱 만다라〉를 만드는 영상을 아래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kjd1t9OWC2I&t=30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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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도시와 교외의 가속화된 개발이 환경, 자연 및 문화유산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도시 개발이 자연생태계의 균형을 침해하지 않고 얼마나 더 확장할 수 있을까?
오늘날 세계 인구는 20세기 중반의 3배를 넘었으며, 2022년 11월에 전 세계 인구는 80억 명에 달했다.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늘어난 도시 개발의 수요와 필연적 성장으로, 인구 밀도가 높아지며 도시는 교외 주변 지역으로 확장하였다.
출품작 〈떠 있는 조각〉은 무분별하고 급격한 도시 성장에 관한 해석을 제시한다. 급격히 늘어난 인구를 수용하기 위한 공간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도시의 팽창은 자연 서식지의 섬세한 균형을 뒤흔들었을 뿐만 아니라 우리의 문화유산도 가려가고 있다.
현지 건축, 특히 전통 지붕에서 영감을 얻은 〈떠 있는 조각〉은 물에 반쯤 잠긴 지붕을 보여주며 불안한 전경을 연출한다. 자연과 문화유산 보전, 도시 개발 간의 부조화를 재조명하여, 현재 우리가 나아가는 방향을 되돌아보게 한다.
이 작품은 특히 세계 각지 수많은 지역사회가 체감하는 기후변화로 악화할 홍수의 위험에 이목을 집중시킨다. 우리가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지구의 기온을 계속해서 높인다면 수온 상승과 수역의 확장, 그리고 해수면 상승으로 홍수나 연안 침수의 빈도가 잦아져 그 피해가 심각해지고 더 많은 지역사회가 취약해지기 때문이다.
더보기 포레스트 커리큘럼은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를 잇는 삼림지대 조미아의 자연문화를 통한 인류세 비평을 주로 연구합니다. 작품 유랑하는 베스티아리는 이 연구의 일환으로, 비인간적 존재들이 근대 국민국가에 내재된 계급적이고 세습적인 폭력과 그에 따른 잔재들에 어떻게 대항해왔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좌중을 압도하는 듯한 거대한 깃발들은 위태롭고도 불안하게 스스로를 지탱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깃발에는 벤조인이나 아편부터 동아시아 신화에 등장하는 동물들까지 비인간 존재들을 상징하는 대상들이 그려져 있습니다. 각 깃발들은 비인간적 존재들의 대표자로서 모두가 한데 결합되어 아상블라주 그 자체를 표상합니다. 또한 깃발들과 함께 설치된 사운드 작품은 방콕과 파주에서 채집된 고음역대의 풀벌레 소리, 인도네시아의 경주용 비둘기들의 소리, 지방정부 선거를 앞두고 재정 부패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쓰이는 불필요한 공사에서 발생하는 소음, 그리고 위의 소리들을 찾아가는데 사용된 질문들과 조건들을 읽어 내려가는 내레이션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