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바다미술제 《깜빡이는 해안, 상상하는 바다(Flickering Shores,
Sea Imaginaries)》는 바다와 우리의 관계를 재고하게 하고,
해안의 아름다움과 취약성을 동시에 언급하며, 바다와 해양 환경에
관여하기 위한 대안적인 틀과 비전을 모색합니다.
바다는 우리의 삶과 자본주의 사회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으며, 생존에 필수적인
원천일 뿐만 아니라 식량, 의약품, 에너지, 광물, 무역, 여행 등을 위해 이용하는
거대 산업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대규모 크루즈 관광, 해운, 남획부터 핵실험, 오염,
심해 채굴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활동이 증가하면서 바다에 해를 끼쳐 해양
생태계와 서식지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깜빡이는 해안, 상상하는 바다》는 해안에서 바라본 바다를 상품 이동에 쓰이는
분절되고 추상적인 표면으로 보는 대신 우리가 이 수역의 일부임을 상기시켜 줍니다.
올해 바다미술제는 바다 및 해양 생태와 맺는 새로운 관계를 탐색하고, 저항과 복원을
요청하는 차원에서 협력과 공동의 비전, 시너지 창출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리퀴드 타임(제이콥 볼튼 & 미리암 마티센)은 해운, 금융, 해양 세계의 일시성과 관련하여 작업하는 리서치 듀오로 2023년에 결성되었다. 제이콥 볼튼은 공급망 횡포와 자원 투쟁에 주목하는 건축 연구자이다. 미리암 마티센은 주요 물류와 도시 정치 생태학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한다. 또한 이들은 엘리자 에이더와 함께 선주들과 해운 업계 전반에서 조직적으로 선원을 유기하는 행위를 추적하는 온라인 (카운터) 매핑 프로젝트 Abandoned Seafarer Map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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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립소36°21은 2018년 라바트에서 조에 르 브와이예, 쥐스틴 다캉, 마농 바셰리에, 사나 자구드가 설립한 여성 주도의 프랑스계 모로코 예술가 집단이다. 이 콜렉티브의 이름은 지중해에서 가장 깊은 지점이자 그리스 해구에 자리한 ‘칼립소 딥’의 좌표 36°34′N 21°8′E에서 따온 것이다. 현재 사나 자구드와 쥐스틴 다캉이 이끄는 이 콜렉티브는 참여적, 실험적, 학제적이자 큐레토리얼 맥락의 접근 방식을 발전시켜왔다. 칼립소36°21가 상상하고 창작한 순회 연구 프로그램 <아웃.오브.더.블루.>는 지중해 연안 지역의 바다와 육지에 관한 이해를 돕는 지식 생산 과정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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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플렉스는 1993년 야콥 펭거, 브외른스테르네 크리스티안센, 라스무스 로젠그렌 닐슨이 설립했다. 확장된 콜렉티브를 의도하는 수퍼플렉스는 정원사부터 엔지니어, 관객에 이르기까지 지속하여 다양한 협력자들과 협업해 왔다. 사회 경제적 조직을 만들기 위한 대안 모델에 참여하면서 에너지 시스템, 음료, 조각, 복제, 최면 세션, 사회 기반 시설, 회화, 식물 종묘장, 협약, 공공장소 등의 형태로 작품 활동을 해왔다. 수퍼플렉스는 동식물의 관점을 포함하는 새로운 종류의 도시주의를 발전시켰으며, 인간과 자연의 간극을 줄여 종간 화합이 가능한 사회로 나아가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삼고 있다. 수퍼플렉스에게 최고의 아이디어는 물고기로부터 나올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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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리 젝시 장은 우주론과 기술, 경제 사이의 연관성을 탐구한다. 그는 금융 소재 소설 Catastrophe Time!을 편집했으며, Waste Paper Opera와 함께 만든 오라토리오 Dead Cat Bounce는 2022년에 초연되었다. 최근 개인전 Cycle 25는 자연재해, 사기 국가, 우주 경제 등 사변적 신념과 물질세계 경계에 있는 사건들을 기록했다. 그의 작품은 베니스 건축 비엔날레, 상하이 파워 스테이션 오브 아트, 홍콩 파라 사이트에서 전시된 바 있다. 향후 요크대학교 아트 갤러리, 로잔의 EPFL, 버밍엄의 이스트사이드 프로젝트에서 작품을 전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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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필은 블루를 주된 조형 요소로 하여 일상적 소재를 비일상적, 초현실적 공간으로 전환한다. 작가의 블루는 단지 물질적 재료로서의 색만이 아니라, 모든 소재를 ‘청색화’하여 환영 공간이자 하나의 의미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 작가의 설치 작업은 현장성에 대한 근원적 실험이자 도전이다. 이런 공간은 관람자뿐 아니라 작가 자신에게도 낯선 순간을 체험하게 한다. 최근에는 시간을 따라 변해가는 식물의 형태에 관심 두고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레지던시에서 작업 중이다. 또한 올해는 한강 프로젝트와 내년에는 이치하라 호반 미술관 전시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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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나는 일광 해변을 바라보며 깊이 숨을 들이쉽니다. 이 순간, 우리는 긴장을 잠시 내려놓고 시간의 흐름을 망각하는 공간과 조우합니다.”
이 작품은 부산 및 일광 지역에서 발견한 오브제들이 그네와 함께 어우러지며 관람객에게 해방감을 선사한다. 평소 바다에 떠다니는 물건들을 수집해 온 작가는 이 물건들을 쌓아 올려 마치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것처럼 보이는 작품을 만들었다. 작가는 이처럼 부표의 끝없는 움직임을 그네 운동으로 그려낸다. 그리고 그네를 타는 동안 들숨과 날숨에 따라 함께 움직여 보라며 관람객들을 초대한다.
작가는 특히 상상을 자극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키우고 순수하게 놀이의 기쁨을 만끽하는 어린 시절을 지나 어른이 된 관람객들을 위한 그네를 만들었다. 놀이는 우리를 타인과 교감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그네는 땅에서 잠시 발을 떼고 부유하는 기분을 느끼며 바다를 따라 움직이게 해준다.
대형 구조물의 극적인 공간감은 우리를 현실에서 해방시켜 장소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를 상상하게 한다. 이처럼 〈일광 스윙〉은 바다와 교감하고 바다의 이야기를 다시 상상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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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원자력 발전과 그에 따른 위험을 감수할 가치가 있는지에 관해 더 나은 대중 참여와 투명하고 열린 토론을 어떻게 가능하게 할 수 있을까?
방사성 비둘기, 두 쌍의 쌍둥이, 대학살로 인해 잠잠하던 해변 마을에 대혼란이 일어난다. 새, 인간, 플루토늄을 비롯한 모든 것이 얽힌 이러한 환경 속에서는 그 무엇도 안전하지 않다.
출품작〈새〉는 세계에 대한 수동적 기록과 재구성을 넘어 창조와 구축에 집중하는 미학적 접근방식으로 환경 위협과 핵 불확실성이 큰 시대의 우리 일상과 핵의 관계를 의인화하여 현재 우리가 냉전 이후 핵 시대에 살고 있음을 상기시킨다.
오늘날의 세계는 원자력 에너지와 그 위험, 계속되는 전쟁, 채굴 주의 및 폭력에 대한 불안이 증가하는 것으로 특징지어진다. 무엇보다 우리는 후쿠시마 재해, 우크라이나 전쟁, 정치적 긴장과 갈등 이후 핵 시대가 건재하다는 것뿐만 아니라, 우리가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핵으로 인한 대학살의 위험이 훨씬 더 커질 수 있음을 알고 있다.
1998년부터 2010년 사이 영국 쿰브리아 소재 대규모 핵 재처리 시설인 셀라필드 주변 지역에서 발생한 실제 사건에서 영감을 얻은 이 영상에서 배우들은 당시 미디어에 기록된 다양한 이야기를 쏟아낸다. 영상은 해안과 원전을 중심으로 구축되고, 모든 형태의 생명이 얽힌 불안한 환경 속에 축적되고 소멸한다. 원전이 스며든 토지와 바다, 공기 환경은 인간의 행동으로 인해 뒤틀리고, 이러한 상황이 영상을 아우르는 주제이다. 영상에서 새는 멈출 수 없는, 변함없는 존재를 나타낸다.
새와 환경에 목소리를 부여하는 사운드스케이프 사이로 배우들의 음성이 엮인다. 사운드스케이프는 멕 트래버스가 직접 만든, 전자 악기 트라우토니움의 21세기 버전인 독특한 악기로 제작됐다. 1920년대 독일 신디사이저인 트라우토니움은 알프레드 히치콕의 1963년 영화 〈새〉의 비음악적 사운드트랙 제작에 사용된 바 있으며, 멕 트래버스는 투라우토니움 곡을 작곡하고 연주할 수 있는 전 세계 오직 두 명의 연주자 중 한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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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우리가 바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바다는 우리에게 뭐라고 할까?
2018년 태국에서 처음 제작되었던 출품작 〈바다의 풍문〉은 일광해수욕장 중앙에 놓인 사운드 설치작품이다. 바다가 연주하는 대나무 피리 오케스트라는 하루 종일 파도의 물결과 방향, 속도와 힘에 따라 아주 특별한 콘서트를 연다. 2023바다미술제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연주회에 초대된 여러분은 바다가 연주해 주는 이 음악의 시작과 끝을 그려볼 수 있다.
전 세계 모든 해안 지역과 문화에서 바다는 어전부터 현대 어업, 해양 운송 또는 관광에 이르기까지 생계 수단이었다. 바다는 자원 채굴과 더불어 편안함과 안도감을 찾을 수 있는 장소와도 연관이 있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인간과 바다의 관계는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을 보존하기 위한 과제로 대두되었다. 일부 지역에서는 해수면 상승에 대한 전략으로 둑, 제방, 방파제와 같은 홍수 방지벽을 건설한다.
〈바다의 풍문〉은 대나무 방파제를 홍수 막는 장벽에서 소리를 듣기 위한 입구로 탈바꿈시켰다. 사운드 설치작품인 이 작품은 우리가 열린 공간에 모여 바다와 주변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명상할 수 있는 아주 특별한 장소를 제공한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사람과 자연이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을 빚어낸다. 바다의 확장된 소리는 우리 자신, 우리를 둘러싼 자연과 타자에 마음을 기울이고 돌보며, 집중하는 연습으로 안내한다.
작품은 대나무 피리가 달린 백여 개의 대나무 기둥으로 이루어진다. 작가는 기둥 끝에 바닷물이 드나들 수 있는 구멍을 뚫어 파도가 칠 때마다 공기층을 밀어내며 피리를 연주하도록 한다.
https://felixblume.com/rumorsfromthes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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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품작 〈메아리, 바다 가득히〉는 8미터 폭, 4미터 높이의 그물 형태의 설치작품이다. 그물은 시민들의 사연을 바탕으로 제작되었으며, 진주와 비즈로 복잡하게 짜여 있다. 둥글고 빛나는 진주는 소중한 순간, 감정, 기억을 상징한다. 동시에 길쭉한 비즈와 진주의 배열은 문자 기호를 신호 배열로 입력하는 모스 부호를 나타낸다. 모스 부호의 각 펄스는 이제는 만날 수 없는, 소중한 누군가를 향해 쓰인 메시지이다.
그물의 섬세한 가닥 안에 얽힌 보이지 않는 목소리가 지금은 곁에 없는 그들에게 전달되길 바라며, 바다는 많은 사람에게 어려움과 위태로움의 공간임을 기억한다. 우리는 진주와 비즈의 투명한 반짝임을 바라보며 그들이 다시 메아리쳐 오길 기도해 본다.
작품은 해변 위, 바다와 하늘의 경계에서 자유롭게 출렁거린다. 섬세히 짜인 그물은 넋들이 떠난 먼바다를 향해 손을 뻗으며 그리움의 상징으로 하늘에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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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된 국제 수역과 관련된 규율은 누가 제정하고 통제하며, 그것이 선원과 노동조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
2016년 레베카 모스는 밴쿠버 액세스 갤러리가 운영하는 작가 레지던시 프로그램 ‘바다에서의 23일’에 선정되었다. 작가는 제네바 한진 컨테이너선을 타고 이동하면서 태평양을 횡단해 23일 후에 상하이에 도착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레지던시가 시작되고 일주일 만에 파산을 선언한 한진해운이 부두 입항료를 낼 여력이 없게 되자, 선상의 승객과 화물은 바다에서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에 부닥쳤다. 전 세계 항구들은 파산한 해운 회사가 항구 이용과 서비스 비용을 지급할 수 없게 될 것을 우려하여 선박이 정박하는 것을 막았다.
선상의 유일한 예술가였던 모스와 두 명의 승객, 선원들은 일본 연안에서 13km 떨어진 국제수역에 닻을 내리고 추가 지시가 나올 때까지 두 주 넘게 기다렸다.
전자 및 전기 기기 외 가전제품에서 과일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소비하는 물건 대부분을 포함한 전 세계 제품의 90% 이상을 수송하는 해상 운송은 여전히 국제 무역과 세계 경제의 중추이다. 〈국제 수역〉은 배가 정박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제작된 영상 작품으로 대부분 알려지지 않았지만, 글로벌 해운 산업계에서 흔했던 일을 폭로한다. 또한, 해운 선상 노동자들의 가혹하고 부당한 노동 환경을 상기시켜 준다. 제네바 한진뿐 아니라, 한진의 수백 척의 다른 선박들도 선원과 화물이 한동안 바다에 좌초된 채로 방치되었다.
작가는 작품으로 당시 인터뷰와 뉴스를 포함한 선상의 사람들과 닻에 매인 배의 관점에서 파산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동시에 어디에나 존재하는 글로벌 해운산업을 조명하며 혹독하고 부당한 선원 근로 환경을 상기시킨다.
더보기 포레스트 커리큘럼은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를 잇는 삼림지대 조미아의 자연문화를 통한 인류세 비평을 주로 연구합니다. 작품 유랑하는 베스티아리는 이 연구의 일환으로, 비인간적 존재들이 근대 국민국가에 내재된 계급적이고 세습적인 폭력과 그에 따른 잔재들에 어떻게 대항해왔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좌중을 압도하는 듯한 거대한 깃발들은 위태롭고도 불안하게 스스로를 지탱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깃발에는 벤조인이나 아편부터 동아시아 신화에 등장하는 동물들까지 비인간 존재들을 상징하는 대상들이 그려져 있습니다. 각 깃발들은 비인간적 존재들의 대표자로서 모두가 한데 결합되어 아상블라주 그 자체를 표상합니다. 또한 깃발들과 함께 설치된 사운드 작품은 방콕과 파주에서 채집된 고음역대의 풀벌레 소리, 인도네시아의 경주용 비둘기들의 소리, 지방정부 선거를 앞두고 재정 부패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쓰이는 불필요한 공사에서 발생하는 소음, 그리고 위의 소리들을 찾아가는데 사용된 질문들과 조건들을 읽어 내려가는 내레이션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